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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구의 유라시아 평화마라톤 82
(250~255일째)디아스포라 아리랑
강명구  | 등록:2018-05-28 17:03:41 | 최종:2018-05-28 17:05:12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카자흐스탄 알마티 고려인들에게 저녁 초대를 받았다. 잠시 망설였다. 지금 나의 최고 고려사항은 ‘어떻게 피로를 풀고, 어떻게 영양을 보충할 것인가’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숙소에 차려진 저녁식사를 하고 쉬면 세 시간은 더 쉴 수 있다는 계산이 빠르게 머리를 스쳐갔다. 잠시 망설였을 뿐 바로 “감사합니다.”고 답했다. ‘고려인’ 그들은 나와 말도 통하지 않는 외국국적 사람들이다. 그들은 핏줄이 당긴다는 이유 하나로, 시간을 내어 밥을 사주며 나의 ‘평화통일’ 일정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함께 시간을 나누고 싶어 하는 것이다. 나도 핏줄이 당겼다.

나는 밥보다도 그들과 가슴을 맞대고 싶었다. 그들이 살아온 고달픈 이야기를 진솔하게 듣고 싶었다. 조국과 분리되어 백년을 보내며 지켜낸 우리 조국의 오랜 맛과 지금의 맛이 어떻게 다르고 같은지 맛보고 싶었다. 언어는 지켜내지 못하면서도 지켜낸 맛의 비밀이 알고 싶었다. 맛을 통해서 느껴지는 동질성 전류에 감전되는 체험을 하고 싶었다.

식당에 들어서자 나는 아차 싶었다. 큰 홀에 테이블이 있는 게 아니라 노래방 식 개별 룸이 있었다. 노래까지 부르다가는 몽골군 공격처럼 노도처럼 밀려오는 피로를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자리에 앉자 증편부터 나왔다. 쌀로 만든 얇은 술떡이다. 그리고 나온 것이 국시이다. 우리의 잔치 국수 같은 것인데 국수 종류의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도 아주 맛있는 음식이었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주문한 감자만두와 진빵만두 그리고 묵은지 돼지갈비가 나왔다. 우즈베키스탄 스타일 볶음밥도 곁들였다. 아바이 순대가 준비 안 된 것이 안타까웠다.

▲ 한인들이 만들어준 우리 음식

백 년 이상을 이역만리 타국에 떨어져 살면서 재료가 충분치 않았을 텐데 이렇게 훌륭하게 맛을 지켜내고 이어온 것이 놀라웠다. 어찌 맛만 지켰으랴? 맛을 통해서 우리 혼을 지켜낸 것이다. 그 맛을 통해서 고향이 한국임을 새기면서 음식을 섭취한 것이다. 그 맛이 혈류를 통해 연어 유전자가 그들 자손들에게 전달되는 것이 아닐까? 백 년을 떨어져 살아도 우리는 맛을 통해서 하나임을 확인했고 그들이 왜 통일 조국을 간절히 원하는지 확인했다.

음식은 에너지를 제공해주는 연료와 같다. 좋은 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가 우수한 성능을 발휘한다. 카자흐스탄 고려인 인구 비율은 1.5% 정도다. 그러나 카자흐스탄 30대 부호 가운데 5명이 고려인들이다. 국회의원, 고위 관료, 교수, 학자도 많다. 그들은 조국 음식을 먹으면서 악착 같이 살아남아 이 카자흐스탄 초원 질긴 민들레처럼 깊은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고 있다.

▲ 어린이 백일장에서

카자흐스탄 한인회에서는 매년 어린이날 전후로 한인과 다문화 가정 자녀들을 대상으로 어린이날 기념 백일장 행사를 진행한다. 5월 12일 진행한 평화통일 기원 백일장은 나의 평화통일 기원 평화마라톤과 알마라 산 캠핑장에서 기가 막힌 타이밍으로 조우했다.

▲ 알마라 산에서

알마라 산은 텐산 한 지산이다. 카자흐인들은 텐산을 메데우 산이라 부르고 몽골인들은 탱그리 산이라 부른다. 행사를 마치고 알마라 산에 올랐다. 중간에 눈이 녹아 고여 에메랄드빛으로 빛나는 호수를 지나 3200m 정상에 올랐다. 정상 넘어 키르기스스탄 쪽 텐산의 장엄한 모습도 보았다.

▲ 즐거운 봄소풍

아이들은 ‘한반도에 봄이 온다’, ‘한반도 행복뉴스’, ‘한반도 이모저모 이야기’, ‘북한친구들에게’, ‘문재인 대통령께’, ‘내가 한국인이라고 느껴질 때’ 등 주제로 글을 썼고 나는 영광스럽게 원불교에서 준비한 상품을 시상했다. 나는 “여러분 간절한 소망대로 여러분들이 자라서 우리나라 일꾼이 되었을 때는 꼭 통일이 되어 평화로운 세상에서 마음껏 꿈을 펼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알마티 입성 환영식

▲ 왼쪽부터 조성관 한인회장, 이재완 민주평통중앙아협회장, 전승민 총영사

알마티에서 뜻 깊은 행사는 이어졌다. 5월 13일 오전 9시에 원불교 교당으로 가서 김태원 교무님의 평화기원 법회를 마치고 사과나무 기념식수를 하고 시청 앞 독립기념탑 앞으로 갔다. 그곳에는 이미 우리 평화행진을 호위하기 위해 경찰차 두 대가 대기하고 있었다. 한인들과 고려인들 그리고 페이스 북을 통하여 알고 지내던 송경원씨가 멀리 시애틀에서 날아와서 마음을 모아주었다.

▲ 알마티 입성 환영 행사 후 행진

우리는 여기서 하나가 되는 연습을 제대로 했다. 하나가 되어 알마티 도심 6km를 행진할 때 거리를 지나는 차들은 경적을 울려주었고 사람들은 손을 흔들고 박수를 치고 사진을 찍었다.

▲ 응원군 알마티 비행장에 도착

5월 11에는 한국에서 귀한 손님이 왔다. 원불교 교단 차원에서 나에게 힘을 실어주려 강해윤 교무와 한울안 신문 편집장 박대성 교무를 보내주었다. 나와 연원이 있는 강석준 교무를 한 달간 나와 동반하여 평화마라톤을 하라고 보내주었다. 비록 한 달간이지만 이제부터는 홀로 달리지 않고 같이 달릴 도반이 생겼다. 어깨를 맞대고 마음을 맞대고 달릴 사람이 있으면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질 것이다. 그리고 시애틀에서 날아온 송경원씨도 함께 움직였다. 평소 그녀의 폭 넓은 인문학적 소양에 반했고, 그녀 글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던 나로서는 반갑고 고맙기 짝이 없었다.

▲ 달리기 도반 강석주 교무와 함께

나는 멀고 먼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평소 그리워했던 사람들과 만났다. 신문이나 책을 통해서 소식을 들을 때마다 언제나 가슴이 먹먹하고 아련했던 고려인들도 만났다. 나는 바다처럼 넓고 망망한 초원을 달리면서, 베링 해까지 유영해 갔다가 대동강을 모강으로 돌아가는 연어들을 만난 듯 반갑고 기뻐서 눈시울을 적셨다.

▲ 2018년 5월 8일 카자흐스탄 Kenen 에서 13일 Avat까지 달리면서 만난 사람들

▲ 2018년 5월 8일 카자흐스탄 Kenen 에서 13일 Avat까지 달리면서 만난 이정표

▲ Izynagash 동네

▲ 알마티 모습

▲ 알마티 모습

▲ 2017년 9월 1일 네델란드 헤이그에서 2018년 5월 13일 카자흐스탄 Avat까지(누적 최소 거리 8655km)

* 강명구선수의 평화마라톤에 대해 더 자세한 소식을 알고 싶으면
공식카페(http://cafe.daum.net/eurasiamarathon)와
페이스북 페이지(https://www.facebook.com/eurasiamarathon)에서 확인 가능하다.
또한 다음카카오의 스토리펀딩(https://storyfunding.kakao.com/project/18063)과 유라시안마라톤조직위 공식후원계좌(신한은행 110-480-277370/이창복 상임대표)로도 후원할 수 있다.

강명구

북미대륙 5,200km를 유모차에 ‘남북평화통일’ 배너를 달고 뛰었으며, 지난해 6월 6일부터 24일까지 제주강정에서부터 광화문까지 ‘사드철회와 평화협정을 위한 평화마라톤’ 을 뛴 평화마라토너다. 2017년 9월 1일 네덜란드의 헤이그를 출발해서 유라시아 대륙 16,000km를 뛰어, 11월에 북한으로 들어와 판문점을 통과해 서울로 들어올 예정이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news/mainView.php?uid=4532&table=byple_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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