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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랑의 고전소통] 수서양단(首鼠兩端)
수서양단하는 철새정치인은 사실 저급하고 비열하기 짝이 없는 인간군
이정랑 | 2018-05-07 08:43:02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죽음과 삶에도 품위가 있다. 비장한 죽음과 비굴한 삶이 그것이다. 성삼문(成三問)과 사육신(死六臣), 김처선(金處善), 남이(南怡), 임경업(林慶業), 안중근(安重根), 이봉창(李奉昌), 유관순(柳寬順), 윤봉길(尹奉吉)의사의 의로운 죽음과, 김질(金礩), 임사홍(任士洪), 유자광(柳子光), 이이첨(李爾瞻), 윤원형(尹元衡), 김자점(金自點), 이완용(李完用), 이기붕(李起鵬), 차지철(車智澈), 전두환(全斗煥), 이명박(李明博), 박근혜(朴槿惠)의 금수(禽獸)같은 삶 말이다.

어디 그뿐인가. 요즘 한국당과 밀통야합(密通野合)하고 당적을 바꾸는 탈당파 의원들의 이합집산(離合集散)과 정치적 기회주의 놀음을 보면 실로 수서양단의(首鼠兩端)의 극치임을 재 확인해줄 뿐이다.

수서(首鼠)는 머리를 구멍으로 쏘옥 내밀고 있는 쥐를 말하고, 양단(兩端)은 반대되는 두 끝을 말한다. 그러니까 수서양단은 땅 구멍이나 돌 틈바구니에 머리를 쏘옥 내밀고 나를 해칠 자가 있나 없나 보고, 세가 불리하면 쏘옥 들어가고 세가 유리하면 쏘옥 나오는, 문자 그대로 쥐새끼 같은 행위를 일컬음이다.

진(秦)나라 말기 각처에서 진을 반대하는 봉기가 우후죽순처럼 나타나기 시작했다. 전횡(田橫)이란 사람도 그 중의 한 사람으로 제국(齊國)을 세우고 자칭 제왕이 되었다.

서한 정권이 건립되자 전횡은 500명의 군졸을 이끌고 한 섬으로 피난을 갔다. 그러자 유방(劉邦)이 섬으로 사신을 보내 그의 귀순을 권했다.

“만약 한나라에 귀순하면 제후로 봉할 것이다.”

이 말을 전해들은 전횡은 두 문객만 대리고 낙양(洛陽)으로 올라갔다. 낙양에 거의 도착하자 전횡이 두 문객에게 말했다.

“지난 날 나와 유방은 모두가 제왕에 올랐으니 기실 지위는 같았던 것이요. 오늘날 유방이 황제가 되었고 나는 섬으로 도주한 포로가 되었소. 이제 나보고 유방의 신하가 되라고 하는 것은 나에 대한 최대의 모욕이요. 이런 모욕을 달갑게 받아들이느니 아예 죽는 편이 더 나을 것 같소.”

말을 마친 전횡은 즉시 칼을 뽑아 자결하였다.

전횡이 제후의 자리를 탐내지 않고 스스로 죽음을 택한 것은 실로 비장한 일이라 하겠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유방은 심히 감동하여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유방은 전횡이야말로 덕망과 재능을 겸비한 아까운 사람이라고 칭송하였다.

사학가 반고(班固)도 《한서(漢書)》에서 전횡을 영웅이라고 칭찬하였다. 당나라 대문호 한유(韓愈)가 전횡의 묘지를 지날 때 제문을 지어 애도하였다.

“자고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는지 누구도 알 수가 없다. 그러나 군의 죽음은 오늘날 까지도 찬란히 후세 사람을 비추고 있도다.”

동한(東漢) 말기 군벌이 도처에서 할거하여 전국이 전화(戰禍)의 잿더미가 되고 있었다. 이때 여포(呂布)가 서주(徐州)를 점령했다가 훗날 조조(曹操)에게 패하여 포로가 되었다. 조조가 여포의 목을 막 거두려는 순간 여포가 이렇게 말했다.

“당신의 가장 큰 우환거리는 나 여포가 아니었습니까? 그런데 지금 이 여포가 당신에게 생포되어 귀순하였습니다. 지금 당신이 이 사람을 살려주어 기병(騎兵)을 인솔하고, 당신이 보병을 인솔한다면 천하를 평정하는 일은 손바닥 한 번 뒤집는 것보다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조조는 여포의 말에 아랑곳 하지 않고 좌우에 명해 여포의 목을 치도록 했다.

여포의 재능은 결코 전횡보다 뒤지지 않았다. 하지만 굴욕적인 태도를 보이면서까지 자기를 패배시킨 원수를 섬기려고 한 인격은 후세 사람들의 비난을 받고도 남을만하다. 북송의 문장가 소식(蘇軾)은 다음과 같은 시를 지었다.

“승승장군 여포가 대패하여 생포됐으니, 말안장을 갈아타고 조조를 섬기었네.”

5대시기 연주(燕州)에 할거 하고 있던 유수광(劉守光)이 전패하여 진왕(晋王) 이존욱(李存勖)에게 생포되었다. 이제 죽을 날이 멀지 않았다고 생각한 유수광이 진왕 앞에 꿇어앉아 울며불며 애걸했다.

“진왕께서는 당나라의 천하를 회복하려는 큰 포부가 있지 않사옵니까? 저는 말 타기와 활쏘기에 능하오니 부디 이 한 목숨 살려주시면 대왕께 충성을 다하여 결초보은하겠습니다.”

경우는 다르지만 이렇게 비굴하게 삶을 탐하는 전대(前代)의 사람이나, 수서양단하는 철새정치인은 사실 저급하고 비열하기 짝이 없는 인간군이다. 사대매국(事大賣國)의 후예들로 노예근성(奴隸根性)이 그대로 노출된 소인배의 짓이다. 이러한 자들은 비판을 할 가치조차 없다. 한마디로 일컬어 인간의 탈을 쓴 혐오스러운 인간 아닌 쓰레기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정랑 언론인(중국고전 연구가)

경인일보/호남매일/한서일보/의정뉴스/메스컴신문/노인신문/시정일보/조선일보/서울일보 기자, 편집국장, 논설실장 등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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