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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랑의 고전소통] 남우충수(濫竽充數)
이정랑 | 2018-07-18 13:08:30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언행일치(言行一致)에는 포상(褒賞)을 그 반대에는 중벌(重罰)을 내려라!

많은 사람들 속에 섞여 자신의 무능함을 감쪽같이 속인 자에 관한 이야기다. 즉, 무능함을 속이고 숫자만 채운, ‘남우충수(濫竽充數)’라는 고사이다. 옛날 제(齊)나라 선왕(宣王)은 피리 합주(合奏)를 대단히 좋아해서 매번 삼백 명의 악사들을 모아 한꺼번에 연주하게 했다. 그런데 처사 남곽(南郭)이란 자가 선왕을 위해 피리를 불겠다고 청해왔다. 선왕은 기뻐하며 다른 연주자들과 함께 피리를 불게 했다. 선왕이 죽은 뒤, 민왕(湣王)이 왕위에 올랐다. 민왕도 피리소리를 즐겼지만 선왕과는 달리 일일이 독주(獨奏)를 시키고 천천히 감상하는 걸 좋아했다. 남곽은 그런 상황이 닥치자 몰래 줄행랑을 쳤다. 그는 본래 피리를 불 줄 몰랐던 것이다.

오늘날 ‘남우충수’의 고사는 능력도 없으면서 사람들 틈에 끼어 숫자만 채우는 사람을 비유할 때 거론된다. 남곽은 오랜 세월에 걸쳐 사람들의 풍자의 대상이 되었다.

이 이야기가 자주 희자되는 것은 남곽을 꾸짖기 위해서가 아니다. 선왕의 무분별한 인재등용을 비판하기 위해서다. 선왕은 자신이 피리를 잘 분다는 남곽의 허풍만 믿고 중책을 맡겼다. 그래서 정말 피리를 잘 부는 자와 불 줄 모르는 자가 한데 뒤섞이는 결과를 초래했다.

군주가 어리석은 자와 지혜로운 자를 똑같이 취급하면 어리석은 자는 우쭐댈 것이며 지혜로운 자는 불만을 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양자 사이에 갈등이 일어나 군주의 평안을 해치게 된다.

‘남우충수’는 통치자를 위한 좋은 교훈이다. 이 고사는 통치자가 대신들을 관찰할 때 그들의 말과 행동을 주의 깊게 살필 것을 일러준다. 겉모습만 보거나 첫인상에 얽매이면 실수를 범하게 된다.

대신들의 말과 행동을 살피는 일은 통치자 혼자 진행하고 그들에게 실제 능력을 보이게 함으로써 속임수의 여지를 주지 않는 게 가장 좋다. 그러면 통치자는 기만당할 일이 없으며 정말 능력 있는 인재를 뽑아 서로 한마음 한뜻으로 일할 수 있다.

매사에 검증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어떤 일을 판단 할 때 우리는 다수의 의견을 따르기 쉽다. 그래서 본래 얼토당토않은 일이라도 열 명만 미심쩍어하고 백 명은 진실이라고 믿으면 어떻게 판단할지 혼란에 빠지게 된다. 말주변 없는 사람의 말을 옳은 경우에도 의심을 받지만 달변가의 말은 거짓이라도 믿음을 얻는다. 하지만 말의 진위는 듣기에 좋고 나쁜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간사한 자는 통치권자에게서 이익을 빼내려고 대중의 여론을 이용한다. 그리고 교묘한 언변과 자신의 간사한 행위와 비슷한 다른 행위로 스스로를 꾸민다. 이에 대응하여 통치자는 종합적으로 관찰하는 한편, 진실과 거짓, 옳고 그름, 명분과 실질을 세밀하게 분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신하들의 농락거리가 되어 자신의 권세도 그들이 저지르는 간사한 행위의 도구로 빼앗기게 된다.

현명한 통치자라면 신하의 말을 듣고 그 말이 과연 유용한지 살펴야 하고, 또한 그가 자신의 말을 실행한 뒤에는 그 공과(功過)를 평가해 상벌을 내려야 한다. 그렇게 하면 조정안에서 허무맹랑한 말이 사라지고 능력 없는 관리들이 알아서 자신이 과연 유용한지 살펴야 하고, 또한 그가 자신의 말을 실행한 뒤에는 그 공과를 평가해 상을 내놓을 것이다. 간신들이 내뱉는 허풍도 문제 될 게 없다. 통치자가 말과 실질의 일치를 중시하면 간사한 말은 마각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그렇게 되면 간신들은 책임을 피할 수 없다. 특별한 이유가 없이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거짓말을 한 셈이 되므로 반드시 말한 자의 죄를 다스려야 한다.

간교한 말은 대부분 화려한 겉모습을 갖고 있다. 본래 충언(忠言)이 아닌데도 충언이라고 하며 탁견(卓見)이 아닌데도 탁견이라고 한다. 따라서 통치자는 자기감정에 관계없이 세밀한 부분까지 관찰하여 충신과 간신을 구별해야만 한다.

당연히 통치자는 신하들에게 어떻게 하든 좋다는 애매한 태도를 용납해서는 안 된다. 그러면 그들은 통치자에게 아첨하고 죄를 모면하려 한다. 통치자가 그들에게 하나의 의견만 밝히게 하고 그 내용을 검사받은 뒤에 실행하게 하면 간신은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이것이 치인(治人)의 길이다.

이정랑 언론인(중국고전 연구가)

경인일보/호남매일/한서일보/의정뉴스/메스컴신문/노인신문/시정일보/조선일보/서울일보 기자, 편집국장, 논설실장 등 역임.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34&table=jr_lee&uid=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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