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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 영어 교습비 216만 원, 하루 8시간35분이라니…
김용택 | 2018-07-26 13:23:01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서울 시내 유아를 대상으로 하루 3시간 이상 가르치는 영어학원의 학원비가 월평균 102만 3,000원으로 이런 학원이 251곳이나 된다고 한다. 학원비로 따지면 대학 연간 등록금 671만 원의 약 2배에 해당하는 액수다. 학원지도 학원비지만 유아라면 2살에서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까지 어린아이들이다. 걸음마를 시작하는 나이에 월평균 교습시간이 5,942분이요, 한 달 20일 수업을 기준으로 보면 하루 평균 5시간 이상 공부를 하고 있다는 얘기다.

<자료출처 :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

초등학교 1,2학년 학생들도 40분짜리 수업을 하루 평균 5교시간인데 걸음마를 시작하는 아이들이 초등학교 1, 2학년보다 많은 평균 7.4교시다. 교습시간이 가장 긴 학원은 관악구의 ㄴ어학원으로 하루 평균 8시간35분이었다. 교육단체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사걱세)은 지난해 말 기준 서울시교육청의 학원·교습소 정보를 바탕으로 유아대상 영어학원을 조사한 결과 교습시간이 월 3600분(하루 3시간)이 넘는 반일제 학원은 전년(237곳)보다 14곳 증가한 251곳이라고 23일 밝혔다. 강남·서초구에 있는 반일제 유아 영어학원이 66곳으로 가장 많았다.

사걱세의 유아 영어 교습비 발표를 들으면 3년 전 유행했던 ‘4당 3락’ 생각이 난다. 고등학생들의 4시간 자면 합격하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4당 5락’ 얘기가 아니라 초등학생들 얘기다. ‘자신의 실제 학년보다 4개 학년을 앞서 선행학습을 해야 원하는 학교에 갈 수 있다’는 부모들 사이에 유행하던 신조어다. 미친 선행학습은 이 정도가 아니다. 아직도 ‘맹물 수능’, ‘마루타 수험생’, ‘고4 증후군’, ‘잉글리시 푸어’, ‘빨대족’, ‘식스 포켓’, ‘돈스쿨’...과 같은 기막힌 유행어가 난무하는 사교육이 이번에는 한창 부모 앞에서 재롱을 떨 나이에 하루 7.4시간 학원에 매달려 있다니…

자식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희생하겠다는 우리 부모들의 한결같은 자녀 사랑에 감동하기 전에 도대체 영어공부를 이렇게 많이 시키는 이유가 무엇일까? 4차산업혁명으로 하루가 다르게 세상이 바뀌고 있는데… 걸음걸이를 배우는 어린아이들에게… 하루 7시간이 넘는 그것도 교습비가 가장 비싼 곳이 원 216만 원으로 하루 평균 8시간35분까지 학원에 잡아놓고 영어공부를 시키는 학원들도 있다니… 사걱세의 발표대로라면 유아대상 영어학원의 등원시간이 보통 9시~9시 30분인 것을 감안 해 쉬는 시간, 식사 시간, 간식 시간 등 교습 외 활동까지 계산하면 저녁 7~8시가 돼서야 집으로 돌아온다는 계산이다.

중학교에 가서 국제고나 특수목적고 준비를 하려면 책가방이 무거워 캐리어를 끌고 다니며 밥 먹을 시간도 없어 빵으로 저녁을 때우고 학원 근처에 오피스텔을 빌려 스터디 그룹이 끝난 후에야 잠을 자야 한다는 ‘4당 3락’의 초등학생들은 아직도 유효하다. 아침 8시에 일어나 20분간 영어 문장을 외우고, 20분간 아침식사, 9시가지 영어 유치원에 도착해 3시까지 영어교습을 마치기 바쁘게 3시 30분부터 5시까지 피아노 교습, 유치원 숙제, 한 시간 동안 영어 스피킹 과외… 8시 30분이 되어서야 자유시간을 갖는다는 강남 유치원의 오모군의 하루 일과표가 생각난다.

<이미지 출처 : 여성종합뉴스>

기저귀를 찬 아이에게 영어교육을 시키는 학부모들… 세계에서 국민들의 언어능력이 가장 뛰어난다는 핀란드에서는 8세 이전의 글자 교육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핀란드뿐만 아니다. 독일을 비롯한 영국, 이스라엘 등 유럽의 대부분 국가들은 취학 전 문자 교육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아이들을 인격체로 인정하지 않고 ‘내가 이루지 못한 꿈을 실현시켜 줄 분신으로 생각하는 부모의 자녀관이 아이들을 가정폭력(?)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부모들은 발달단계의 아이들의 정서가 어떻게 망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나 할까?

4차 산업혁명의 광풍이 전 지구촌을 엄습해오고 있다. 말로 찾는 검색기, 스스로 주행하는 자동차, AI시대를 실감하는 로봇산업이 인간의 노동을 앗아가고 있다. 지난 해 구글이 귀에 꼽으면 실시간으로 40개국의 언어를 번역해주는 ‘픽셀 버드’라는 블루투스 이어폰까지 내놨다. 이런 추세라면 일부러 시간을 내 영어를 따로 배울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과다 학습시간 규제를 위한 아동인권법’제정을 공약한바 있다. 자본에 점령당한 교육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입시제도부터 바꿔야 하지만 집권 2년 차를 맞는 문재인정부조차 입시문제를 해결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교육문제는 문제가 아닌 게 없을 정도지만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저질러지는 영어학원의 과다 학습노동을 해결할 ‘아동인권법 제정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30&table=yt_kim&uid=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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