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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랑의 고전소통] 소탐대실(小貪大失)
통치자가 작은 이익에 눈이 멀면 나라를 망친다.
이정랑 | 2018-07-13 08:48:39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통치자가 작은 이익에 눈이 멀면 나라를 망친다.

통치자는 대개〮향락과 욕심 때문에 실수를 저지른다. 왜냐하면 향락과 욕심 뒤에 작게는 자신을 해치고 크게는 나라를 멸망시키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을 간과하기 때문이다. 통치자가 자기만 옳다고 믿고 충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스스로 비극을 불러오면서도 그 사실을 알지 못한다. 그러면 끝내 더 큰 비극을 낳게 된다.

사람들에게는 저마다의 사회적 책임이 있다. 통치자 역시 마찬가지다. 통치자가 자신의 맡은바 직분을 다하지 않으면서 자기 지위만 믿고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한다면 옛 사람의 잘못된 전철을 밟을 것이다. 옛 사람의 행위는 거울과도 같다.

진(晉)나라 헌공(獻公)은 수극(垂棘)의 옥(玉)과 굴(屈)땅에서 나온 명마(名馬)로 괵(虢)나라를 취했다. 우공은 작은 이익에 눈이 멀어 그 속의 위험을 보지 못하고 헌공의 포로가 되고 말았다. 이를 두고 “입술이 없어지면 이가시리니 괵나라가 망하여 우(虞)나라도 망했다”고 말한다.

진나라 헌공이 괵나라를 치기에 앞서 우 나라의 길을 빌리고자 했다. 대부(大夫) 순식(荀息)이 헌공에게 말하였다.

“주군께서 수극의 옥과 굴에서 자란 준마를 예물로 준다고 하면 우공은 분명 길을 내줄 겁니다.”

이 말을 듣고 헌공이 말했다.

“수극의 옥은 조상 대대로 전해진 가보이고, 굴의 준마는 내 애마인데 만약 우공이 예물을 받고도 길을 내주지 않으면 어쩔 셈인가?”

순식이 대답했다.
“그가 길을 내줄 생각이 없다면 감히 예물을 받을 수 없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예물을 받으면 길을 내주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또한 저희로서는 옥을 집안 창고에서 바깥 창고로, 준마도 집안 마구간에서 바깥 마구간으로 옮겨두는 것에 불과 합니다. 그 점에 대해서는 전혀 염려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헌공은 좋다고 허락한 뒤, 곧 순식을 우공에게 보내 옥과 준마를 줄 테니 길을 내달라는 말을 전했다. 과연 예물이 탐난 우공은 헌공의 요청을 들어주려 했다.

이때 대부 궁지기(宮之奇)가 이를 반대하고 나섰다.

“헌공의 말을 들으셔서는 안 됩니다. 우리나라와 괵나라는 입술과 이가 서로 의지하는 것과 같아서 입술이 없어지면 이가 시리게 될 것입니다. 만약 길을 빌려줘서 진나라가 괵나라를 침공하게 되면 괵나라는 아침에, 우나라는 저녁에 망하고 말 것입니다.”

그러나 우공은 그의 말을 듣지 않고 예물을 받자마자 진나라 군대에 길을 내주었다. 순식은 군대를 거느리고 괵나라를 공격해 멸망시켰고, 3년 후에는 우나라를 침공해 멸망시킨 뒤 우공을 포로로 삼았다.

순식은 당시 우공에게 줬던 말과 옥을 갖고 헌공을 찾아갔다. 헌공은 그것을 받고서 “옥은 옛 모습 보다 더 좋아진 것 같고, 말은 이빨이 더 길게 잘 자랐구나!”라고 말하며 기뻐했다. 우공이 작은 이익에 눈이 어두워 위험을 살피지 못한 탓에 헌공의 포로가 되는 신세가 되었으며 나라도 망하고 말았다.

사람은 누구나 이익과 보물을 좋아한다. 따라서 자기가 좋아하는 물건을 포기하고 다른 사람에게 주는 것은 그것에 상응하는 보답을 받기 위해서다. 게다가 작은 이익을 큰 이익과 바꾸려고 하는 것은 상식이다. 헌공도 수극의 옥과 굴의 준마로 괵나라 전체와 맞바꿨다.

작은 이익을 얻고자 한 우공은 나중에 어떤 손해를 볼지 예상하지 못했다. 옥과 준마가 그의 눈을 가려 눈앞의 이익만 보게 했기 때문이다. 충신 궁지기의 지모와 간언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결국 우공은 옥과 준마뿐만 아니라 나라까지 잃는 신세가 된 것이다.

지금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과 미국의 트럼프대통령이 자국의 생존과 이익, 그리고 더 나아가 세계평화를 담보하기 위한 전무후무한 세기적 회담을 시작했다. 우리는 위의 고사에서처럼, 소탐대실이 아닌 진정한 의미에서 큰 것을 공유하는 보다 진취적이고, 창조적인 그래서 세계인류가 추구하고 갈망하는 그런 공생공영(共生共榮)의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항구 대책과 새로운 장치들이 연속적으로 펼쳐지기를 학수고대(鶴首苦待)한다.

이정랑 언론인(중국고전 연구가)

경인일보/호남매일/한서일보/의정뉴스/메스컴신문/노인신문/시정일보/조선일보/서울일보 기자, 편집국장, 논설실장 등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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