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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망국론으로 문재인 정부 위협하는 ‘조중동’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은 확대 보도, 정부 지원책은 의도적인 누락
임병도 | 2018-01-12 09:07:11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16.4% 인상된 최저임금이 시행된 1월1일부터 조선,중앙.동아일보는 연일 부정적인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2018년 1월 1일부터 지난해보다 16.4% 인상된 7,530원의 최저임금제가 시행됐습니다. 언론은 새해 첫날부터 최저임금 관련 기사를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최저임금 때문에 일자리가 줄어들고, 노동시간이 단축됐다는 기사가 매일 나옵니다. 폐업을 결심하는 자영업자가 늘어났다는 뉴스도 나옵니다. 뉴스를 본 자영업자들은 불안감이 엄습합니다. 카톡에는 ‘최저임금이 올라서 가게들이 다 문을 닫는다’라는 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습니다.

‘최저임금 망국론’이라는 말까지 등장하면서 자영업자 사이에서는 다른 건 몰라도 최저임금 인상 정책은 문재인 대통령이 잘못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예년보다 최저임금 인상률이 높다고 하지만 언론의 최저임금 보도는 과한 면이 있습니다. 그들이 말하는 최저임금 인상 보도가 합리적인 비판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일자리 문제는 무조건 최저임금 인상 때문이다?’

지난 1월 11일 <동아일보>는 <최저임금 여파… 서비스업 일자리 6만개 줄었다>는 기사에서 통계청 ‘고용 동향’ 자료를 인용해 ‘최저임금 인상이 발표된 이후부터 음식숙박업 등에서 꾸준히 고용 축소가 진행됐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서비스업 고용 부진은 최저임금 영향 때문에 나타난 것이 아니다”며 “분석해보면 기저효과가 작용했고 일부 일자리는 12월 집행이 애로가 있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반박했습니다.

해외에서는 최저임금이 고용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통계적으로 검출하기에는 너무 적다는 연구 보고서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최저임금이 10% 인상될 때 고용이 1% 내외 감소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도대체 누구 말이 맞을까요? 대체로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영향을 끼치는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하지만 서비스업 일자리가 6만 개나 줄어든다는 것은 뭔가 이상합니다.

▲2017년 6월 고용동향. 서비스업의 취업률이 큰 폭으로 감소됐다. ⓒ통계청

서비스업 일자리 축소는 단지 최저임금 인상 때문만은 아닙니다. 이미 6월부터 내수부진 때문에 서비스업 취업자 증가폭이 줄어들고 있었습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6월 ‘고용 동향’을 보면 숙박및음식점업(-3만 8천명, -1.7%), 전문‧과학및기술서비스업(-3만 1천명, -2.8%), 운수업(-2만 8천명, -2.0%) 등에서 취업자가 감소했습니다.

2017년 9월 ‘고용 동향’을 보면 건설업(42.6시간)의 평균 취업시간은 0.1시간 증가했으나 도소매‧숙박음식점업(46.2시간)은 0.9시간 감소했습니다.

수출 호조 등으로 경제가 회복되면서 제조업 분야 등은 증가세였지만, 서비스업은 계속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이는 ‘최저임금 인상 = 서비스업 일자리 축소’라는 공식이 무조건 옳다고 보기 어려운 증거입니다.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은 확대 보도, 정부 지원책은 의도적인 누락’

▲조선일보는 4대 보험 가입을 꺼려해서 ‘일자리안정자금’ 등을 신청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 PDF

<조선일보>는 <최저임금 지원금 3조…勞使 대부분 “안받고 말지”> 기사를 통해 자영업자들이 ‘일자리안정자금’을 신청하지 않는 이유가 4대 보험 가입 때문이라고 보도했습니다.

4대 보험의 가입은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주의 의무’입니다.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선택 사양이 아닙니다. 노동자와 사업주를 보호하는 가장 기본적인 사회안전망입니다. 그런데도 4대 보험을 신청하지 않는 이유는 소득이 노출되는 것을 꺼리거나 보험료 부담 때문입니다.

소득 노출이 이유라면 최저임금과 연관성이 없습니다. 소득을 숨기려는 사업주는 영업 이익이 발생해도 노동자에게 정당한 임금을 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두루누리 사회보험 지원금 제도는 사업주와 노동자의 사회보험 비용을 90%까지 지원해준다. ⓒ두루누리 사이트 화면 캡처

자영업자가 4대 보험료 부담 때문에 ‘일자리안정자금’을 신청하지 않는다면 ‘두루누리 사회보험 지원금’ 제도를 이용하면 됩니다.

‘두루누리 사회보험 지원금’ 제도는 사업주와 소속 근로자의 사회보험료(고용보험·국민연금)의 일부를 국가에서 지원하는 사업으로 2012년부터 시행됐습니다.

노동자에게 월 160만원의 급여를 지급하는 사업주는 고용보험금 14,400원을 내야 합니다. 그러나 지원을 받으면 1,440원만 부담하면 됩니다. 국민연금도 매월 64,800원을 지원받아 사업주는 월 7,200원만 내면 됩니다.

<조선일보>의 기사에는 ‘4대 보험의 중요성’과 ‘지원금 제도’가 전혀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을 내세워 노동 여건을 최악으로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는 셈입니다.

언론이라면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뿐만 아니라 일자리안정자금 등의 지원 정책이 있다는 사실도 함께 보도해야 합니다. 언론의 편향적인 최저임금 보도는 의도적인 여론몰이로 볼 수 있습니다.

“일자리안정자금”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분만큼 인건비를 더 지급해야 하는 자영업자를 위해 ‘일자리안정자금’을 지원합니다. 지원대상은 30인 미만 고용사업주로 지원금액은 노동자 1인당 월 13만원입니다. 지급방식은 매월 현금 또는 사회보험료 대납 중 사업자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주 40시간 미만 노동자는 노동시간에 비례해 지급되며, 신청하기 전에 지원 요건이 됐다면 나중에 한꺼번에 받을 수 있습니다.

신청은 일자리안정자금 홈페이지(www.jobfunds.or.kr), 4대 사회보험공단 및 고용노동부, 서울시 홈페이지(www.seoul.go.kr)를 통한 온라인 접수도 가능합니다.

시간에 쫓기는 자영업자라면 서울시가 마련한 지역 동 주민센터 내 전담창구에서 신청하면 됩니다.


‘을과 을의 싸움으로 갑을 보호하는 언론’

▲1월 10일 중앙일보 사설.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이 병의 원인이고, 지옥으로 가는 길이라고 표현했다. ⓒ중앙일보 PDF

<중앙일보>는 <임대료 탓은 그만… 최저임금 속도 조절로 푸는게 정석>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왜 가만히 있는 임대료 탓을 하느냐며 ‘경제적으로 악수(惡手)다’라고 표현합니다.

생계형 자영업자는 정부가 아무리 ‘일자리안정자금’을 지원하고 각종 혜택을 지원한다고 해도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높은 임대료와 프랜차이즈 본사의 과도한 재료비와 로얄티, 광고비 등의 관련 비용은 도저히 줄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건물주와 프랜차이즈 본부에게 주는 비용 대신 인건비와 자영업자의 소득만 줄이고 있습니다.

사실 프랜차이즈의 영업이익은 최저임금 인상과는 무관하게 계속 하락세를 보입니다.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간의 근본적인 구조에 문제가 있는 셈입니다. 하지만 <중앙일보>는 ‘지금 앓고 있는 병은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에서 비롯됐다’라고 단정 짓습니다. 또한, 최저임금 인상 정책을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돼 있다’라는 자극적인 표현으로 마무리합니다.

조물주 위의 건물주, 그리고 재벌이 보유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본부는 최저임금 인상을 이유로 임대료나 제품 가격을 올리기도 합니다. 영세 자영업자(을)와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노동자(을)끼리 싸움을 부추기고 뒤에서 이익을 챙기는 것입니다.

1988년 최저임금제가 도입됐을 당시에도 보수 언론과 기업은 경영손실 악화로 실업률이 높아지며, 경제가 무너진다는 공포감을 조성했습니다. 그러나 최저임금으로 대규모 실업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됐던 2007년에도 고용 감소는 크게 없었습니다. 오히려 최저임금이 인상되면서 가계 소득이 증가해 소비가 늘어났고, 일자리와 매출이 증가하기도 했습니다.

언론의 보도가 진정으로 누구를 위한 기사인지 항상 곱씹어 봐야 합니다. 조중동의 ‘최저임금 인상’ 보도는 문재인 정부를 흔들기 위한 작은 시작에 불과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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